LEEHK 2020. 9. 17. 02:36
근무시간이 많이 오버되는 것 같아
오전에 두 시간 오프하고 산책을 다녀왔다.

샤워 후 식사를 하고 냉장고를 열었는데
문득 그 내용물들이 눈에 들어왔다.

우유, 커피, 주스, 탄산수, 샌드위치 용 스프레드 여러 개,
흑당시럽, 생크림 스프레이, 초코크림 스프레이,
생선 용 고추냉이, 육류 용 고추냉이, 각종 소스들.
식사에 필수가 아닌 식자재가 다양하게도 들어 있었다.


학창 시절, 친구네 집 식탁 위에 늘 있던
캘리포니아 산 호두가 부의 상징 처럼 느껴지고
참 부럽고, 탐이 나고 그랬었는데,


우리 애들은 먹을 걸로
친구 집을 부러워하지는 않겠구나 싶으니까
제법 성공한 삶 같은거다.


가진 걸 하찮게 여기고 나를 작게 느끼고
스스로를 부족하다 여기고
못 하고 있는 것만 심각하게 느끼는 증상이
냉장고 덕분에, 잠시 나아졌다.